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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6]해외 입양인들이 독도에서 펼친 태극기… 조금씩 알아가는 나의 ‘한국’ 사단법인 둥지, 해외 입양인들과 국…
[2021.05.26]해외 입양인들이 독도에서 펼친 태극기… 조금씩 알아가는 나의 ‘한국’ 사단법인 둥지, 해외 입양인들과 국… 조회수 19
▲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에서 해외 입양인들이 해설사로부터 독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람들이 견디는 삶의 무게는 모두 다르다. 누구의 삶은 무겁고, 누구의 삶이 가벼운지는 당연히 잴 수 없다. 살아온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입양인들이 견딘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사랑을 받기도 전에 이별을 먼저 경험한 탓일까. 밝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왠지 모를 어둠과 슬픔이 느껴진다.

해외 입양인들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둥지(이사장 김홍진 신부)가 19일~22일 해외 입양인들과 함께하는 울릉도·독도 투어를 진행했다. 3박 4일간 해외 입양인들의 여정에 동행했다.





울릉도에 발을 딛다

첫날인 19일 아침. 강릉에서 해외 입양인들을 태운 배가 울릉도로 출발했다. 강릉에서 3시간쯤 달렸을까. 울릉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1년 중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더 많은 울릉도의 날씨는 쾌청했다. 해외 입양인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연신 사진을 찍으며 울릉도를 담았다. 울릉도의 경치에 취한 그들은 앞으로 만날 울릉도의 모습에 들떠있었다.

울릉도에 내려 봉래폭포에 들른 후 관음도를 찾았다. “Oh My God, So beautiful(정말 아름답다).” 곳곳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푸른 하늘, 푸른 하늘보다 더 푸른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녹음이 짙은 관음도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관음도 이곳저곳을 돌아봤다. 이어지는 일정은 안용복기념관과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해외 입양인들은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제대로 된 역사를 알고 애국심을 가져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둘째 날은 독도를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독도는 기상 문제로 인해 1년에 60일가량만 입도가 가능하다. 배가 뜨더라도 독도에 발을 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많은 걱정 속에 둘째 날 아침을 맞았다.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이슬비가 오락가락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바람이 없어 배가 떴고 운 좋게도 독도에 입도할 수 있었다. 해외 입양인들이 독도에 내려 가장 처음 한 일은 태극기를 펼치는 일이었다. 그리고 애국가를 불렀다. 해외 입양인 A씨는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애국가를 부르면서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B씨는 “애국가를 부르면서 내가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20분가량. 출발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가 울렸고 아쉽지만, 독도를 마음에 담은 채 발길을 돌렸다. 울릉도에 돌아와서는 독도박물관을 찾았다. 해외 입양인들은 박물관을 둘러보며 독도에 대한 역사를 듣고 독도에서 느꼈던 마음을 되새겼다.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며

셋째 날은 계획했던 일정들이 변경됐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분 탓이었다. 오전에는 울릉도 저동항 방파제를 따라 걸었고 방파제에 인접해 있는 촛대바위와 등대에서 사진을 찍으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빗줄기가 굵어지고 서 있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강해졌다. 안개까지 짙어 다니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야외 식물원인 예림원을 둘러보고 서둘러 셋째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여행 마지막 날의 날씨는 좋다. 우리는 배에 몸을 싣고 저동항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죽도로 향했다. 죽도로 가는 길 괭이갈매기들이 배를 호위했다. 죽도에 도착해 산책로를 따라 걸어 전망대에 다다랐다.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 덕에 울릉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맑은 날씨와 아름다운 경치, 좋은 사람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우리는 죽도에 1시간 30분가량 머물며 몸과 마음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아쉽지만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육지로의 출발을 알리는 여객선의 뱃고동 소리가 울렸다. 해외 입양인들은 돌아서는 발길이 아쉬운지 사진을 찍으며 걸음걸음마다 뒤를 돌아보며 한 번이라도 더 울릉도를 눈에 담으려고 했다. 해외 입양인들은 다시 올 그 날을 기약하며 울릉도·독도 여정을 마무리했다.



아직 못다 한 이야기

3박 4일간 함께 한 해외 입양인들은 밝은 모습이었다. 우리와 다를 게 없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각자 다른 나라에서 산 것을 제외하고는. 그들은 한국 음식을 좋아했고 한국 문화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들의 밝은 모습 뒤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알게 되고 그곳을 찾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여행 내내 물어보고 싶었지만 물어볼 수 없었다.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간신히 아문 상처를 다시 긁어낼 수는 없었다. 그들이 먼저 마음을 열어야 들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해외 입양인 A씨와 마주 앉았다. 기자가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돌아온 대답은 “저는 미국 사람입니다”였다. 2019년 한국에 왔다는 그는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가 한국에 온 것은 많은 이유가 있었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고, 한국 가족도 만나고 싶어서 왔습니다. 다른 입양인들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한국어를 잘해서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아직 한국 가족은 찾지 못했지만, 한국 가족을 만나게 되면 통역 없이 자유롭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해외 입양인 B씨가 기자에게 마음을 조금 열어주었다. 5년 전에 한국에 처음 왔었다는 B씨. 그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정체성에 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조금씩 자신을 알아가게 됐고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왔다. 그는 “한국어를 하는 것이 저의 정체성을 찾을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여행을 하게 된 이유는 한국을 더 알고 싶어서였다”며 “저의 정체성이라든지 다른 여러 생각이 있었는데 다른 입양인들을 만나면서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배우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
 
해외 입양인들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많다. 좋은 양부모를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한 해외 입양인은 미국인 양부모가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아 미국에서 추방당했다. 성인이 돼서 한국에 왔는데 낯선 땅, 낯선 언어, 낯선 사람들 속에서 홀로 서야 했다. 또 다른 해외 입양인은 먼저 한국에 정착한 해외 입양인을 통해 자신도 한국에 정착하고자 했다. 한국에 정착할 비용을 모두 보내고 한국에 들어왔지만, 돈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해외 입양인 중 자신은 불운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보통 사람들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도 해외 입양인 중에는 ‘나는 버림받은 사람이고 항상 운이 나빴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이 힘들어한다. 해외 입양인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이 있지만, 국내 입양이나 이주노동자 문제들에 가려있고 해외 입양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탓에 후원도 적을 수밖에 없어 더 어려움을 겪는다.
 

사단법인 둥지 조인효(루피나) 팀장은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에서 정착하고자 할 때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구제받을 수 있는 수단도 없다”며 “해외 입양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 그리고 정부의 정책이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웅(베드로)씨도 “언어의 장벽이 없는 환경에서 해외 입양인들의 능력을 키워주고 활용할 시스템이 잘 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그들의 능력과 상상력을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국을 떠나는 아이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까지 국내외 입양 아동 수는 모두 24만 9220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로 입양된 아동 수는 16만 8096명이다. 전체 국내외 입양 아동 수의 67.4%를 차지한다.
 

2020년 한 해에만 232명(47.1%)의 아동이 해외로 입양됐다. 성별로는 남아의 비중이 192명(82.8%)으로 여아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1~3세 아동이 225명(97%)으로 나타났다. 해외 입양의 경우 미혼모 아동이 231명(99.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입양 국가로는 미국이 156명(67.2%)으로 가장 많았고, 캐나다 19명(8.2%), 스웨덴 18명(7.8%), 호주 17명(7.3%) 순이었다.
 

한편 2020년까지 국내 입양 아동 수는 8만 1124명(32.6%)으로 집계됐다. 2020년 국내외 입양 아동 수는 492명, 국내 입양 아동 수는 260명(52.9%)으로 나타났다.

 

해외 입양인들의 보금자리 ‘둥지’
 

사단법인 둥지는 2006년 10월 28일 설립됐다. 설립 후 15년간 해외 입양인들의 모국 방문과 정착을 지원하고 제3세계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해외 입양인들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한다. 정확한 입양 기록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입양 기록이 있지 않은 해외 입양인들은 뿌리를 찾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둥지는 해외 입양인들의 친가족을 찾는 데 함께 힘써왔다.
 

해외 입양인들은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방문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뿌리인 한국을 체험하러 오기도 한다. 둥지는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홈스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입양인들이 홈스테이를 원할 경우 1~5일간 한국의 가정집에 머무를 기회를 제공한다.
 

울릉도·독도 투어처럼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을 느낄 수 있도록 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해외 입양인들에게 한국의 곳곳을 다니며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둥지는 이 밖에도 해외 입양인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 왔을 때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한국어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입양인들에게 한국어 공부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뿌리를 찾는 과정이며 한국 문화와 한국인에 대한 이해의 기회이기도 하다. 둥지는 해외 입양인들에 대한 한국어 수업을 통해 그들이 자신들의 뿌리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도재진 기자

*기사원문*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802735&path=202105

*본문 중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에 대한 사진불일치 내용은 (사)둥지에 확인했습니다.